Tell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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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챕터 53 · 1701단어 · ~9 분 소요

VI.

이튿날 정오에 사신들은 유란드를 만나보았고, 얼마 뒤 드 베르고프와 시종 두 명, 그리고 열 명 남짓 다른 포로들을 데리고 떠났다. 유란드는 이어서 칼렙 신부를 불러 크시옹젱께 보낼 편지를 받아쓰게 했다. 편지에는 다누샤를 납치한 것은 리체제 자코니가 아니며, 그의 은신처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으니 며칠 내로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 말을 즈비스코에게도 되풀이했다. 즈비스코는 전날 밤부터 놀라움과 두려움에 반쯤 미친 상태였다. 그러나 늙은 기사는 그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려 하지 않았고, 대신 다누샤를 구하려는 어떤 시도도 당분간 하지 말고 인내심 있게 기다리라고 일렀다. 그런 일은 불필요하니까. 저녁 무렵 유란드는 다시 칼렙 신부와 함께 방에 틀어박혔다. 먼저 자신의 유언장을 작성하라고 명령한 다음 고해성사를 했고, 영성체를 받은 뒤에는 즈비스코와 변함없이 말없는 톨리마를 불렀다. 톨리마는 모든 전투와 위험한 일에 그와 동행했으며, 평화시에는 스피후프의 살림을 맡아보는 사내였다.

"이 사람이다." 유란드가 늙은 전사를 향해 말했다. 목소리를 높인 것은 마치 잘 들리지 않는 사람에게 말하듯 해서였다. "내 딸의 남편이다. 크시옹젱의 궁정에서 결혼했고, 내 허락도 얻었다. 그러니 내가 죽은 뒤 이곳의 주인이며, 이 성채와 땅, 숲과 습지, 모든 사람과 스피후프에 있는 모든 재산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톨리마는 몹시 놀라 네모난 머리를 즈비스코 쪽으로, 다시 유란드 쪽으로 돌리며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나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즈비스코 앞에 몸을 숙여 그의 무릎을 살며시 두 손으로 감쌌다.

유란드는 계속 말했다.

"이 내 뜻을 칼렙 신부가 글로 썼고, 문서에는 밀랍에 찍힌 내 인장이 찍혀 있다. 너는 네가 내 입에서 직접 이 말을 들었고, 이 젊은 기사에게 나에게 하는 것과 같은 복종을 하라고 명령했다는 것을 증언해야 한다. 그리고 금고에 있는 전리품과 돈은 그에게 보여주고, 평화시든 전시든 죽는 날까지 충실히 섬겨야 한다. 알아들었느냐?"

톨리마는 손을 귀에 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유란드가 손짓을 하자 몸을 굽혀 인사하고 나갔다. 유란드는 즈비스코에게로 돌아서서 힘주어 말했다.

"금고에 있는 것이라면 아무리 큰 욕심이라도 채울 수 있다. 포로 백 명이라도 값을 치르고 풀어줄 수 있지. 명심해라."

그러나 즈비스코가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벌써 저에게 스피후프를 넘기시는 겁니까?"

"내가 네게 넘기는 것은 스피후프보다 더 큰 것이다. 내 아이니까."

"죽음의 때는 알 수 없는 법이지요." 칼렙 신부가 말했다.

"그렇다. 알 수 없다." 유란드가 슬쩍 애처롭게 되풀이했다. "얼마 전에 눈에 파묻혔었으니, 비록 하느님께서 구해주셨으나 내게는 옛날의 힘이 더 이상 없구나……"

"맙소사!" 즈비스코가 외쳤다.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지셨어요. 다누샤 얘기보다 죽음 얘기를 더 하시잖아요. 맙소사!"

"다누시카는 돌아온다. 돌아온다." 유란드가 대답했다. "그 위에는 하느님의 보호가 있느니라. 그러나 그녀가 돌아오면…… 들어라. 그녀를 데리고 보그다니에츠로 가거라. 스피후프는 톨리마에게 맡기고…… 그는 충직한 사람이다. 이곳은 이웃들이 험악하다. 거기서는 그녀를 줄에 매달아 끌고 가지는 못할 테지…… 거기가 더 안전하다……"

"아이!" 즈비스코가 소리쳤다. "당신은 마치 저승에서 오는 사람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내가 이미 반쯤 저승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슨 병이 나를 붙잡는 것 같구나. 그리고 아이가 걱정이다…… 나는 그 아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너도…… 네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는 말을 끊고, 자비의 검이라 불리는 짧은 검을 칼집에서 뽑아 칼자루가 즈비스코 쪽을 향하게 돌렸다.

"이 십자가에 맹세해라. 그녀를 결코 괴롭히지 않고 항상 참되게 사랑할 것을……"

그러자 즈비스코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맺혔다. 그는 즉시 무릎을 꿇고 손가락을 칼자루에 얹고 외쳤다.

"거룩한 수난에 걸고 맹세합니다. 그녀를 괴롭히지 않고 항상 참되게 사랑하겠습니다!"

"아멘." 칼렙 신부가 말했다.

유란드는 자비의 검을 칼집에 도로 넣고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

"너도 내 아이로구나!……"

그리고 그들은 헤어졌다. 깊은 밤이 이미 내렸고, 여러 날째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즈비스코는 다음 날 동틀 녘에 일어났다. 어제 유란드에게 무슨 병이 오는 것이 아닌가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늙은 기사가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란드의 방 문 앞에서 그는 막 그 방에서 나오는 톨리마와 마주쳤다.

"판은 어떠시냐? 건강하신가?"

그러자 톨리마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손바닥으로 귀를 감싸며 말했다.

"분부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묻는 말이다. 판이 어떠시냐고?" 즈비스코가 더 크게 되물었다.

"판은 떠나셨습니다."

"어디로?"

"모릅니다. 갑옷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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